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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7 한국의 전통조경사상
조선시대에 이르러 자연주의적 원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궁원의 조성에는 음양오행 사상과 풍수지리사상이, 사원에서는 정토사상이, 서원이나 별서에서는 주자의 은둔사상의 영향이 컸고 자아의 구제를 위한 신선사상도 풍미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원에 줄기차게 일관한 것은 자연의 조화와 순리를 경외하는 정신이었다.

1. 자연숭배사상
국가가 형성되면서 이전까지의 자연숭배사상이 정립되었고 그 자연을 천,지,인으로 재해석하며 천과 지 사이에 인, 즉 인간의 위상을 재정립하였다. 관계에 의한 순리(順理)로서 자연은 단지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며 인간과는 별개로 존재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모든 양의 근본은 하늘[天]이며, 총체적 관계장소의 근본은 땅[地]이고, 이것들을 상호조화시키는 근본은 인간[人]이다. 이 3재(三才)는 서로 상보적으로 노력하며 모든 것을 이룩한다. 이러한 천지인사상은 우리나라 정원문화에서는 구체적이고 유형적 실체로서보다는 우리 민족의 자연관 내지 우주관의 무형적 사상기반으로 작용하였다.
한국의 정원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여러 자연현상과 천신, 지신, 노거수등을 신비와 경외감을 갖고 숭배하였는데, 이는 강화 마니산의 참성단, 경주 계림부락제당원림, 성화당등에서 엿볼 수 있다.

2. 음양오행사상
음양오행사상은 고분의 벽화, 비석의 귀부, 오경박사와 역박사, 감은사지의 태극도형, 삼국유사의 음양사상 관련설화등에 나타나는데 풍수설의 전래가 통일신라이후 당과의 빈번한 교류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본다면 통일신라 이전의 삼국시대 조경문화는 결국 음양오행설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되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음양오행설은 우주나 인간생활의 모든 현상을 음양 2원리로 설명하는 음양설과 이 영향을 받아 만물의 생성, 소멸을 水, 木, 火, 金, 土로 설명하는 오행설로 구성된다.
첫째, 음양이란 우주안에 충만한 양동(陽動), 음정(陰淨)의 양대정기를 말하는 것으로 양은 태양의 힘 즉, 천양지기(天陽之氣)이며 음은 생장의 힘 즉, 태음지기(太陰之氣)이다. 둘째, 오행이란 水, 木, 火, 金, 土를 말하는 것으로 이 다섯가지 기운은 우주에 산재된 만물에 형(形)을 부여하는 뜻이므로 원소라고도 풀이되고, 각 성질에 의지표상이라 하여 만물형성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음양오행사상은 음과 양의 소멸, 성장, 변화 그리고 음양에서 파생된 오행, 즉 水, 木, 火, 金, 土의 움직임으로 우주와 인간생활의 모든 현상과 생성소멸을 해석하는 사상이다.
음양설이 우리나라의 조경문화에 끼친 사례는 바로 정원 연못의 형태로 고구려의 안학궁터와 백제의 정림사지에서는 우리나라 연못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방형(方形)연못, 즉 방지가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연못형태이다. 다른 구조물과 달리 유독 연못의 형태만 직선으로 구성된 것은 음양설로 설명이 가능한데 네모난 형태의 연못 윤곽은 땅, 즉 음을 상징하고, 연못 중앙의 둥근 섬은 하늘, 즉 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천원지방(天圓地方)의 고대 우주관을 반영하는 것이다. 연못안에 음과 양이 만나 만물을 생성하고 국가의 번영과 자손의 번창을 의미한다. 휴식을 취하고 유유자적하는 정원에서도 국가와 자손의 번영에 대한 간절한 바램을 담고있다. 이와같은 방형연못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조경형태로 자리잡게 된다.

3. 풍수설
풍수란, 산수가 신비로운 생기를 내합하여 인간생활의 배후에서 인간의 길화흉복을 좌우한다고 믿고, 인간과 사령을 일치 조화시킴으로서 인간생활의 복리를 추구하려고 하는 하나의 무속신앙으로 길지명당(吉地明堂)을 점지함으로서 가문의 부귀와 번창을 추구하려고 했던 사상이다.
풍수설은 조경의 형식과 배치, 터의 선정, 수목의 배식등 우리나라 조경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나 양택풍수(陽宅風水)가 조경문화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풍수지리는 음양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죽은 사람이 묻히는 곳을 음택이라 하고 살아있는 사람이 사는 곳인 주택이나 마을은 양택이라 한다. 음택과 양택의 명당자리는 근본적으로는 같다. 음택과 양택에서는 방향과 위치가 중요하여 남향을 가장 좋은 장소로 치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물로서 마을이나 도시의 터는 강이 흐르는 기슭, 즉 산, 물, 평야가 고루 균형을 이룬 곳이 명당이라고 보았다. 산이 아담하고 아름답게 자리잡아야 하며, 산의 전면에는 수질이 깨끗하고 수량이 풍부한 강이나 개천등이 있어야 한다. 또 산과 물사이에는 평탄하고 단단한 들판이 있어야 한다. 즉, 주택의 지세는 평탄지가 이상적이며 급경사지는 집터로서는 좋지 않다.
풍수에는 정기 넘치는 터를 찾는 방법으로 간룡법(看龍法), 장풍법(藏風法), 득수법(得水法), 정혈법(定血法), 좌향론(座向論), 형국론(形局論)이 있다.
간룡법은 주로 산과 관련되며, 장풍법은 바람을 가두어 모여든 정기를 잡아두는 것이다. 득수법은 땅속의 정기는 물을 타고 흐른다는 것이고, 정혈법은 방위와 관련되어 정기가 뭉쳐있는 혈의 위치가 거주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것이다. 형국론은 산모양이나 물흐름등을 동식물, 사람, 물질등에 비겨 그 역할과 정기를 표현했는데 도읍과 같은 양택의 경우는 국이 크고 해석이 어려워 허한 기운을 보충해 주는 비보(裨補)와 나쁜기운을 막는 염승(厭承)을 하였다.  이 비보관념은 한국 풍수의 특징 중 하나로 산천이 병이 들었을때 그 낙점처에 사원, 불상, 탑, 부도등을 세우는 것이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각각 산천비보도감과 비보소를 둘 정도로 우리나라의 비보 관념은 적극적이었다. 이는 자연의 훼손과 변형을 최소화 하면서 풍수적 결함을 보완하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좌향론은 혈의 뒤를 좌, 앞을 바라보는 위치인 향을 뜻하여 배산임수(背山臨水), 자좌오향(子座午向)을 최고로 치는 것으로 배산임수를 가장 좋은 길지로 간주해왔다. 배산임수의 터에 집을 지음으로서 집의 높낮이에 따라 자연히 정원도 전정, 내정, 후원, 별정의 형태로 자리잡게 되며 특히 후원은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정원양식으로 바로 우리 민족의 풍수지리설에 대한 강한 의존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 택목론
택목론(擇木論)은 풍수설에서 파생한 이론으로 집안의 정원에 심을 나무의 식재장소와 수종, 방위에 다른 길흉화복을 따지는 이론으로 비보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완벽한 길지란 거의 없기때문에 부족한 면을 인위적으로 보충하여 그 소응을 얻고자 하는 비보를 하였는 바 조산, 조림, 풍수탑을 이용하여 허를 보줓하였다. 택지가 배산임수의 지형을 구비하지 못할 경우 나무를 심어 이것을 보완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홍만선의 <산림경제> 방앗간조에 이것이 잘 나타나 있다.

5. 도교사상
노장사상은 춘추전국시대에 성행했던 동양사상의 기본으로서 무위와 자연을 도덕의 표준으로 삼고 허무를 우주의 기원으로 파악했던 사상이다. 도가는 음양오행설, 신선사상, 노장의 은둔사상등 여러가지 사상이 뒤섞인 사상체계였다.
삼국중에서는 고구려가 가장 도교적 색채가 강했고, 백제는 도교의 공식기록은 없으나 궁남지섬을 신선사는 방장산에 비유한 것이나 무령왕릉지석의 내용은 백제에 이미 도교가 전래되었음을 입증한다.  신라역시 도교의 기록은 없지만 화랑의 풍류성, 김유신설화, 도솔가, 혜성가등의 향가에서 도교적 색조가 보이므로 신라가 도교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 민족의 자연주의적 심성은 도가 사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해 주었는데 특히 은일사상과 신선사상은 우리의 전통 자연관과 전통조경에 끼친 바가 지대하다. 인간은 자연이라는 모든 존재의 모태 속으로 돌아감으로서 고통과 우환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신선사상의 대표적인 예로는 삼신산과 십장생, 조선시대의 별서정원을 들 수 있다.

① 삼신산
신선사상에서 말하는 삼신산과 십장생은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상징적 경관으로 우리나라의 조경문화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조경문화에서도 많이 활용되었다. 삼신산은 특히 안압지에 잘 표현되어있다. 대개의 우리나라 중도와는 달리 안압지의 못 가운데 괴석을 쌓아 삼신산을 상징하는 세개의 섬을 만들어 분명히 삼신산, 즉 신선사상을 표현하였다.
또 다른 예로 남원 광한루와 동명왕릉의 진주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광한루 안에는 신선이 살고 불로장생한다는 영주, 봉래, 방장 등 삼신산이 조성되어 있으며 진주지에서도 못안에 4개의 섬과 거북상이 존재한다.

② 십장생
해, 산, 물, 구름, 바위, 불로초, 소나무, 사슴, 거북, 학의 십장생은 정원의 담과 굴뚝에 흔히 그려지는데 경복궁 자경전의 담장과 굴뚝, 교태전 뒷뜰, 아미산 굴뚝에 그려진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연꽃, 포도, 토끼등도 등장하는데 특히 토끼는 달나라의 월궁에 살고있는 신령한 짐승이므로 이 역시 신선사상을 표현한 것이다. 소나무역시 연못의 중도에 심어 불로장생을 상징한 신선사상인데 중구의 갈선공, 황초평, 황초기형제의 기록등이 소나무와 관련된 신선사상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연못 한가운데 섬인 중도에 주로 소나무가 심어지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된다.

③ 별서정원
별서정원은 노장의 은둔사상이 짙게 깔려있다. 보통 관직에서 물러나거나 유배생활 중에, 혹은 벼슬에 뜻이 없는 지방의 권문세가에 의해 조성되었는데 이들은 자연에 귀의한 것이 자의든 타의든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 자연과 동화된 삶을 추구했다. 흔히 고시조에서 물아일체, 유유자적, 안빈낙도란 말이 자주 사용되는데 이것은 자연과 동화된 비물질주의적 삶을 나타내는 것이다.

6. 불교 정토사상
불교는 사찰의 가람배치기법에서부터 다원(茶園)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정원양식, 연못과 화단조경양식, 조경의 중요한 점경물(點景物)로서 석탑, 석불, 석비등의 사용 등 우리나라 조경양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극락정토사상에 근거해 극락의 세계관을 현세에 조형시키고자 하였는데 경주 불국사의 9품연지등의 사찰정원이 대표적을 꼽힌다.
하지만 생명의 존엄성을 중시하고 단지 부의 과시나 주택의 장식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자기성찰을 통한 사색의 장으로서 정원문화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불교문화가 준 가장 큰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7. 유교사상
16세기후반이후 퇴계이황과 율곡에 의해 주자학이 학문으로 정립되고 유학을 공부하고 가르치기 위한 향교와 서원이 전국 각지에 세워졌으며 선비계급이 사회의 중추세력으로 성장하였다. 이 정원들은 품위에 중점을 두어 꽃나무보다는 사군자와 소나무등을 주조로 한 정원을 조성하였으며 도산서원, 옥산서원, 향교등에 그 자취가 남아 있다. 주로 유학자들의 별서정원을 중심으로 수신, 수학을 하기위한 담담하고 품격이 높은 미를 샘영으로 하는 정원양식으로 나타났다.
유교의 대가족제도, 남녀유별, 장유유서, 조상숭배등은 건물과 주택의 배치, 공간분할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대가족제도는 여러세대가 동일부지내 기거하면서 많은 방과 넓은 마루가 필요하게 되었고 자연히 새로운 마당이나 별당이 생겨나게 하였다. 남녀유별은 남자와 여자들이 사용하는 영역을 나누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특히 주인은 사랑채, 가족은 안채에 기거하여 공적,사적영역을 명확히 구분하였다. 특히 안채는 외부인들의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었는데 그래서 시각적으로도 건물과 방을 둘러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집밖의 공간을 만드는 수법이 발달하게 되었다. 장유유서의 사고는 가계의 계승권이 장남에게 있음을 강조하여 한 주택안에서도 가장과 같이 장남을 위한 공간이 특별히 중시되었다. 조상숭배사상은 중인 이상의 신분계층의 주택부지 내에는 조상들의 신위를 안치할 사당의 설치를 의무화하여 사당이 가옥 북쪽의 한 계단 높은 양지바른 장소에 배치되고 한 집안의 성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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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요약본입니다.
기술사시험에서는 꽤 상세히 논술할 수 있을 정도록 개념을 파악하고 대강을 암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기능사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한국전통사상이 무엇인가의 큰 질문에 위에 열거한 7가지 정도를 간단히 답하여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간혹 기능사시험에서 면접관이 '우리나라의 조경이 중국과 일본에 비하여 다른점은 무엇인가요?' 혹은 '세나라의 조경양식에 대해 답변해보세요.'라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특히 자연숭배사상, 음양설, 풍수설에 입각하여 답변하시면 좋은 답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위의 요약내용에서는 자연숭배사상이 일본/중국과 어떠한 차이점을 나타내는지에 대해 누락시켰는데;

우리나라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일본은 집안에 소자연과 소세계를 들여놓으려는 작위성, 폐쇄성, 축소지향성(축경식)이며 중국은 허장성서와 사의성에 너무 치중하였다라는 점입니다.